주식은 물론 금과 비트코인 가격까지 내리는 이른바 '에브리싱 폴링'(Everything Falling)이 재현됐다.
최근 인공지능(AI) 거품론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을 가리지 않은 동반 약세다.
21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151.59p(-3.79%) 하락한 3853.26으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3800선으로 내려온 건 지난 10월 23일(3845.56)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빗썸에서 비트코인(BTC) 가격은 전일 대비 5.60% 하락한 1억 2793만 2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베틀 룬데 K33 리서치 책임자는 "비트코인이 지난 43일 연속으로 하락 폭을 기록하고 있다"며 "이는 지난 2017년 이후 가장 가파른 추세"라고 전했다.
한국거래소(KRX) 금 시장에서 순금(99.99%) 1g(그램) 시세는 전일 대비 1300원(0.67%) 내린 19만 2500원을 기록했다. 지난 10월 15일 종가(22만 7000원) 대비 15.2% 하락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꺾이면서 안전자산 기조가 강해질 법도 한데, 주식에 이어 금까지 하락하며 '에브리싱 폴링'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주식시장에서는 AI 투자 붐이 정점을 향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기술주 중심의 조정이 시작됐고,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회사채 발행은 시장 내 유동성을 빠르게 흡수했다.
이어 연준 인사들의 잇따른 매파적(통화긴축선호) 발언으로 12월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한 점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시장 전체의 심리는 급격히 얼어붙었다. CNN이 집계하는 공포·탐욕 지수는 11포인트를 기록하며 '극단적 공포'를 드러냈다. 지수 범위는 0에서 100까지로 0은 최대 공포, 100은 최대 탐욕을 나타낸다. 공포가 높을수록 주가는 하락하고, 탐욕이 높을수록 주가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전문가들이 잇달아 '버블'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경고음을 낸 것도 '에브리싱 폴링'을 만든 요인이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과잉 낙관의 시기에는 언제나 조정이 뒤따랐다"며 닷컴버블의 재현 가능성을 언급했고,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는 "AI 산업은 이미 산업형 버블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서울=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