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연합뉴스]
국내 증시가 이달 들어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면서 개인 투자자 10명 중 6명이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가 한때 4000선을 돌파했다가 급락하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2차전지와 카카오 등 일부 주요 종목이 수익 악화의 중심에 섰고, 반도체·원자력주는 사실상 ‘안전판’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뉴스1이 한 대형 증권사에 의뢰해 11월 첫째주와 둘째주 개인 투자자 계좌 240만 개를 분석한 결과, 국내 주식 잔고 보유 고객 중 손실 계좌 비중은 각각 59.7%, 59.3%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투자자들의 총 손실액은 1주차 13조6천146억 원, 2주차 13조490억 원으로 평균 약 940만 원의 손해가 발생한 셈이다. 특히 매주 1만 명 안팎의 고객이 3000만 원 이상 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됐다.
연령별로는 40~50대 남성과 여성의 손실 비중이 65% 수준으로 가장 높았다. 20·30대 남성과 30대 여성도 50%를 넘는 손실 비중을 기록했다. 반면 미성년자와 20대 고객의 손실 발생 비율은 각각 4%, 10%로 가장 낮았다. 증권업계는 “최근 급등장에서 매수세로 뛰어든 중장년층 투자자 비중이 높다”며 “변동성 확대에 취약했다”고 진단했다.
손실을 키운 종목은 카카오와 포스코홀딩스가 대표적이었다. 두 종목은 현재 각각 5만9천원대, 32만원대에 머물러 있다. 이는 2021년~2023년 상승기 당시 기록한 역대 최고가(17만3천원·76만3천원)에 비해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포스코홀딩스는 투자자 전체 손실액에서 2.9%, 2.6%를 차지하며 2주 연속 1위를 기록했고, 카카오는 2.1%, 2.3%로 뒤를 이었다. 에코프로비엠, 금양, 에코프로 등 2차전지 관련 종목들도 상위권을 차지하며 손실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3일 코스피가 4,200선을 돌파하며 마감했다. [사진 연합뉴스]
반면 반도체와 원자력 관련 종목은 투자자 계좌 방어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월 들어 수익을 기록 중인 전체 계좌의 평가 수익 중 삼성전자 비중은 17.2%, 16.3%로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이어 SK하이닉스가 10% 안팎, 두산에너빌리티도 5%대 수익률을 기록하며 ‘효자 종목’으로 꼽혔다. 삼성전자와 두산에너빌리티가 각각 9.58%, 11.61% 하락하고 SK하이닉스가 0.58%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올해 누적 상승분 덕분에 여전히 수익권 투자자가 많았다는 설명이다.
한편 같은 날 코스피는 3.79%(151.59포인트) 급락한 3,853.26으로 마감했다. 인공지능(AI) 거품론이 재부각되며 투자심리가 급랭한 데다, 최근 증시에 대한 고밸류 경고가 겹치며 낙폭이 커졌다. 외국인이 현물에서 2조8천억 원, 코스피200 선물에서 3천100억 원을 순매도하면서 하락폭을 키웠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2조2천억 원, 4천900억 원 순매수로 대응했으나 급락장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증권가에서는 “투자 수익률 양극화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단기 변동성뿐 아니라 섹터 간 성과 차가 극명해진 만큼 종목 선택과 투자 시점이 이전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코노미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