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시장에서 한때 ‘심리적 방어선’으로 여겨졌던 10만 달러 가격대가 더 이상 비트코인의 안전판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간 기준) 글로벌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약 9만4000달러~ 9만5000달러 선에서 거래 중이다. 최근 미국 기술주의 조정과 금리 인하 기대 약화가 겹치면서 위험자산 회피 흐름이 커졌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비트코인(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시장에서는 이번 약세 흐름과 관련해 세 가지 요인이 주로 언급된다. 우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12월 금리 인하 기대가 이전보다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약화된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 약세가 이어진 가운데 일부 온체인 지표에서는 기관 및 대규모 투자자의 매도 증가와 현물 ETF 자금 유입 둔화 신호가 포착됐다는 분석이 전달되고 있다.
국내외 분석기관들도 비슷한 시각을 보인다. 한 글로벌 디지털자산 분석기관 관계자는 "금리 인하 기대가 줄어드는 시점부터 비트코인이 단순히 유동성 기대감에 기반한 자산이 아니라 위험자산 사이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온체인 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조정이 반등 전 숨고르기 단계로 해석되는 시각도 있지만, 기관 수급이 뚜렷하게 회복되지 않는 경우 추가 하방 테스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진다.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은 약 1억4000만원 대 초반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최근 김치프리미엄은 약 2% 초반대에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외 시세 대비 국내 매수세가 상대적으로 견조한 편이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 거래 환경에 따라 가격 괴리 확대가 변동성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향후 시장에서는 금리 방향성, 기술주 반등 여부, 현물 ETF 자금 유입 추이 등이 주요 관전 포인트로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정책 변화가 이미 가격에 일정 부분 반영된 상태"라며, "수급 회복과 기술적 지지선 재확인 여부가 비트코인의 다음 흐름을 가르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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