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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을 일으켜 주식 투자를 하는 주식 '빚투'가 늘면서 지난달 가계대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정부 부동산 대책의 효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꺾였지만 신용대출이 포함된 기타대출 증가폭이 4년3개월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은 3조5000억원 증가한 1173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3조8000억원보다는 증가폭이 다소 줄었으나, 9월 1조9000억원에 비해선 두배 가까이 확대됐다.
항목별로 보면 기타대출이 1조4000억원 증가했다. 전월 5000억원 감소에서 증가로 전환했다.박민철 한은 차장은 "국내 증시가 상승하면서 ETF 등 간접 투자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코스피지수는 9월말 3,425에서 지난 12일 4,150으로 21.2% 상승했다. 코스피 상승 흐름에 올라타기 위해 투자자들이 대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박 차장은 또 "부동산 추가 대책 발표 우려에 따른 선수요, 10월 추석 연휴에 따른 자금수요 등도 기타대출 증가에 영향을 줬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기타대출 증가 규모(1조4000억원)는 지난 2021년 7월(3조6000억원) 이후 4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것이었다. 당시엔 주식 청약을 위한 증거금 확보 목적의 대출이 많았다.
주택담보대출은 증가폭이 9월 2조5000억원에서 지난달 2조1000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주택 거래가 둔화되면서 주담대 실행이 줄었고, 전세자금 수요도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박 차장은 "기타대출이 증가하긴 했지만 변동성이 큰 만큼 흐름을 좀 더 지켜봐야한다"며 "대출의 기조적인 흐름과 관련이 깊은 주담대는 줄어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신용대출이 주담대보다 부실 위험이 클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도입되면서 원리금 상환조건이 없는 신용대출도 5년내 상환해야 하는 것으로 보고 대출 규모를 조절하고 있다"며 "과거에 비해선 부실 위험이 많이 줄어든 상태"라고 답했다.
지난달 말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5조9000억원 늘어난 1366조원을 기록했다. 증가규모는 전월 5조3000억원에서 소폭 확대됐지만 작년 같은 달 8조1000억원에 비핸 축소됐다. 중소기업은 부가가치세 납부 수요 등으로 대출을 5조7000억원 늘렸다. 대기업은 운전자금 수요가 감소하면서 대출이 2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