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자단지' 운영 배후로 지목된 프린스그룹
(프놈펜=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납치ㆍ감금이 잇따라 발생하며 정부가 대응에 나선 가운데 17일(현지시간) 캄보디아 최대 범죄단지로 꼽혔던 '태자단지' 운영 등 조직적 범죄의 배후로 알려진 프린스그룹에서 운영하는 은행의 모습.
프린스그룹과 그 회장인 천즈는 캄보디아 등지를 근거지로 삼아 활동하며 전 세계 피해자들의 돈을 뜯어내고 인신매매한 노동자들을 고문하는 불법 스캠(사기)센터를 운영한 혐의로 지난 14일 미국ㆍ영국 정부의 제재를 받기도 했다. 2025.10.17 [email protected]
캄보디아의 악명 높은 스캠(온라인 사기) 범죄 배후로 알려진 '프린스그룹'의 자금 세탁에 대만 은행 10곳이 활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13일 중국시보와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 금융감독위원회(FSC)는 전날 입법원(국회) 재정위원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펑진룽 FSC 위원장은 전날 프린스그룹 사기와 자금 세탁 관련한 여야 입법위원(국회의원)의 질의에 대해 "관련 조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14일 프린스그룹에 대한 미국의 제재 통보 다음 날 검사국 직원을 투입해 프린스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시중은행 10곳의 계좌 60개를 동결하고 조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국 직원을 전체 시중은행에 투입해 현금흐름을 조사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관련 법률에 따른 금융기관의 고객확인의무(CDD), 고객확인제도(EDD) 등의 준수 여부 확인에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소식통은 프린스그룹의 계좌가 개설된 이들 시중은행 10곳이 지난 2019년부터 7년 동안 총 52건의 비정상 거래를 파악해 당국에 보고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아직도 주택을 이용한 자금세탁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다른 소식통은 프린스그룹이 자본금 310만대만달러(약 1억4천만원)로 대만에 설립한 회사가 2억대만달러(약 94억3천만원)를 대출받았다면서 대출 경위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한 야당 의원은 시중은행이 대규모 자금 및 의심스러운 거래에 대한 신고 의무를 다했음에도 이번 사건으로 자금세탁 및 방지 시스템의 허점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14일 프린스그룹을 '초국가적 범죄조직'으로 규정, 146건의 제재를 시행하고 소유주 천즈 회장을 온라인 금융사기와 자금세탁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대만 타이베이 지방검찰도 국가안보 관련 범죄 등을 수사하는 법무부 산하 조사국, 내정부 형사경찰국 등과 함께 프린스그룹과 천즈 회장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수사당국은 지난 4일 47개 조를 편성해 관련 장소를 동시에 압수수색한 결과 피의자 25명을 체포했다. 또 고급 차량 26대와 거액의 잔액이 있는 은행 통장 60여개 등 총 45억2천766만 대만달러(약 2천117억원) 상당의 자산을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당국이 프린스그룹과 관련해 압수한 물품
[대만 중앙통신사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