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안전한 가상자산 자부했지만 큰손들 1400억원 매도
11월 프라이버시 코인·초고속 거래 기술 공개 예정
디파이 생태계 부족 발목···반등 여부는 신기술 성공에 달려
/코인마켓캡
한 달 전만 해도 0.8달러(약 1100원)를 호가하던 가상자산 카르다노(Cardano)가 0.5달러대로 주저앉았다. 투자자 10명 중 3명이 손실을 본 셈이다. 그러나 창업팀은 "11월이 반격의 시작"이라며 신기술 공개를 예고했다.
5일(현지시간) 글로벌 가상자산 시세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카르다노의 토큰 에이다(ADA)는 개당 0.55달러(약 76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은 5% 올랐지만 최근 한 달 동안 30% 가까이 떨어진 상태다. 지난 3일에는 하루 만에 9.57%나 폭락하며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문제는 큰손 투자자들의 이탈이다. 시장분석 매체 AMB크립토는 "수백억원대 투자자들이 사흘 동안 1억개 이상(약 1400억원어치)을 팔아치웠다"고 보도했다. 주식시장에서 '작전세력'으로 불리는 대형 투자자들이 대량 매도에 나서면서 0.61달러였던 지지선마저 무너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차트 분석에서도 추가 하락 신호가 나타났다고 지적한다. 단기 평균 가격이 장기 평균 가격 아래로 내려가는 '데드크로스' 현상이 발생해 당분간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카르다노는 2017년 이더리움을 함께 만든 찰스 호스킨슨이 독립해 만든 가상자산 플랫폼이다. 현재 가상자산 시가총액 순위 10위권에 자리잡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대학교수들이 논문을 검토하듯 전문가들의 검증을 거쳐 기술을 개발한다는 점이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처럼 일단 만들고 문제가 생기면 고치는 방식이 아니라 처음부터 안전성을 철저히 따진다. 카르다노 측은 이를 '3세대 블록체인'이라고 부르며 1세대인 비트코인, 2세대인 이더리움의 단점을 보완했다고 강조해왔다.
에너지 문제에서도 차별화를 시도했다. 비트코인은 채굴 과정에서 엄청난 전력을 소비해 "환경파괴" 비판을 받는다. 카르다노는 이와 달리 코인을 많이 보유한 사람들이 거래를 검증하는 방식을 써서 전기를 훨씬 적게 쓴다. 마치 은행 예금자들이 이자를 받듯 코인 보유자 130만명이 네트워크 관리에 참여하고 보상을 받는 구조다. 이 때문에 "가장 친환경적인 블록체인"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등을 돌린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실제 사용자가 적다는 점을 꼽는다. 가상자산이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도 실제로 쓰는 사람이 많아야 가치가 올라간다. 카르다노는 안전성과 환경성은 좋지만, 정작 카르다노를 이용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카르다노가 반격 카드로 내세우는 것은 11월 출시 예정인 '미드나잇(Midnight)'이라는 새 서비스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유투데이는 지난달 30일 "미드나잇 서비스가 시작됐다"며 "이용자들이 컴퓨터로 새로운 프라이버시 코인을 채굴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미드나잇은 거래 내역을 완전히 숨기면서도 필요할 때는 정부 규제에 협조할 수 있는 기술을 목표로 한다. 지금까지 암호화폐는 '익명성'과 '규제 준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는데 미드나잇은 둘 다 가능하다는 게 카르다노 측 설명이다.
거래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하이드라'라는 이름의 이 기술은 초당 100만건의 거래를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테스트에서 이미 65만건을 달성했다고 카르다니언스가 밝혔다. 현재 신용카드가 초당 수만건을 처리하는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속도다. 관계자들은 이 기술이 실제로 적용되면 카르다노를 이용한 결제나 송금이 훨씬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가상자산과의의 교환도 쉬워진다. 지난달 30일 니어 프로토콜이라는 암호화폐 플랫폼이 카르다노를 지원 대상에 추가했다. 가상자산 전문 미디어 코인스피커에 따르면 이 서비스는 한 달간 2조원이 넘는 거래를 처리했으며 카르다노로도 자금이 몰릴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는 카르다노를 다른 코인으로 바꾸려면 여러 단계를 거쳐야 했는데 이제는 한 번에 교환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하지만 카르다노에는 여전히 숙제가 남아있다. 바로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 생태계 부족이다. 디파이는 은행 없이 가상자산으로 예금·대출·투자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이더리움의 경우 수백조원이 디파이 서비스에 맡겨져 있지만 카르다노는 7조원 수준에 불과하다. 창업자 호스킨슨은 최근 SNS를 통해 "카르다노에 맡겨진 돈이 적은 것은 이용자들이 별로 없다는 뜻"이라며 개선 필요성을 인정했다. 가상자산 매체 코인게이프는 "호스킨슨이 디파이 문제 해결에 나섰다"고 전했다.
앞으로 가격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분석업체 체인지리는 "이달 중 개당 0.54~0.71달러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가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반면 인도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DCX는 "올해 말까지 0.85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며 55% 상승 가능성을 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달 출시되는 미드나잇과 속도 개선 기술이 실제로 많은 사용자를 끌어들이느냐가 카르다노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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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