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다시 해볼까?" 창구 몰려든 3050…불스피에 증권사 확 바뀐 풍경
고객 창구 방문·콜센터 문의↑..실적 개선속 연말 보너스 기대
IB·PF 부문은 경기 부진 여전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있다. [서울=뉴시스]
국내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타면서 증권업계에 화색이 돈다. 리테일(개인고객 영업)부문 직원들은 실적 대비 연말 성과 기대감이 커지고 명맥만 유지되던 증권사 일선 창구도 북적이는 모습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증권사들의 수익이 크게 개선됐다. NH투자증권은 지난 3분기 당기순이익이 283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4% 증가했다. 키움증권도 같은 기간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2.3% 늘어난 3224억원에 달했다. 실적발표를 앞둔 주요 증권사들의 성적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4분기 실적은 더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인 4200을 넘어서는 등 활황을 보이면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이 예년과 비교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리테일부문 증권사 직원들의 내부 분위기는 한결 밝아졌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최근 증시 상승과 거래대금 증가가 리테일 수익에 직접적인 기여를 하고 있으니 연말 성과급도 연동돼서 커질 것으로 생각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개인 고객들을 대상으로 자산관리, 투자전략 수립, 금융상품 추천 등 프라이빗뱅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PB(프라이빗뱅커)들의 영업도 호조를 보인다. 투자시장 호황과 연말 성과급 기대가 반영되며 PB들이 더 적극적인 영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 창구 풍경도 달려졌다.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한 주식거래가 보편화되면서 일부 노년층을 제외하고 증권사 창구를 방문하는 고객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엔 비교적 젊은 고객들이 방문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전언이다.
휴면계좌 복구나 인증오류, 신규계좌 개설, 예탁금 문의 등의 업무문의가 많아진 것. 투자에 관심이 많은 고객의 콜센터 문의가 몰리자 직접 창구를 찾아 문제를 해결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증권사 한 창구 직원은 "몇 달 새 휴면계좌나 인증오류를 문의하러 오는 손님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창구에서 '콜센터 연결이 왜 이리 안되느냐'며 항의하는 30~50대 손님이 많다"고 말했다.
다만 리테일이 아닌 IB(투자은행)와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문 경기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중소형 증권사까지 업계의 온기가 다다르지 못해 '빈익빈 부익부'라는 자조적인 푸념도 나온다. 같은 증권사 내에서도 실적 온도차가 분명한 모습이다.
한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보다는 실적이 좋겠지만 대형사들과 비교할 수는 없다"며 "성과급 기대는 대형사에 해당하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또다른 금융투자업계인 자산운용사의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특정 상승 대형종목 비중이 높은 펀드를 제외하고는 펀드운용 성과를 측정하는 기준이 되는 벤치마크지수를 따라가는 것도 벅찬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자산운용사는 인센티브가 없을 수도 있다"며 "ETF(상장지수펀드)는 시장규모가 커졌지만 아직 큰돈을 벌어다 주는 사업이 아니고 펀드운용 성과도 국내주식형 펀드 대부분의 벤치마크인 코스피를 이기질 못했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