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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이 7개월 만에 올해 최저 수준까지 밀려나며 시장 전반에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단기 조정 수준을 넘어 상승 국면이 종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고용지표 호조로 금리 인하 기대가 꺾인 데다 글로벌 거래소 경영진의 대규모 지분 매각, 기술주 약세 등이 겹치며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했다는 분석이다.
21일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은 지난 4월 21일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인 8만6040달러(한화 약 1억2600만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후 소폭 반등했지만 하락 흐름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시장의 첫 번째 부담 요인은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 등을 포함한 핵심 경영진의 지분 매도다. 주요 임원들이 대거 지분을 처분하면서 코인베이스 주가가 급락했고, 이는 자연스럽게 가상자산 전반에 대한 신뢰 위축으로 이어졌다. 기관투자자 수요가 둔화된 점, 뉴욕증시에 퍼진 'AI 거품' 논란도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를 자극했다.
미국 경제 지표도 가상자산 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했다. 9월 비농업 신규 고용은 11만9000건으로 시장 예상(5만3000건)을 크게 웃돌았다. 노동시장이 여전히 강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금리 인하 기대는 후퇴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기준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고용 발표 직후 40% 미만으로 내려앉았다. 여기에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가 금리 인하에 반대하는 매파적 발언을 이어가며 시장 불안을 부추겼다.

11월 21일 비트코인 시세(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12% 넘게 하락했다.) / 사진=코인마켓캡 제공
국내외 시장은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21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오전 9시 30분 기준 24시간 전보다 5% 이상 떨어진 1억2810만원에 거래된다.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12% 넘게 떨어졌다. 이더리움, 리플, 솔라나 등 주요 알트코인 역시 3~5%대 하락을 나타냈다.
일각에서는 이번 하락 흐름을 반감기 이후 나타나는 전형적인 조정 사이클로 해석한다. 비트코인은 반감기 후 최고가를 경신한 뒤 조정에 들어가는 패턴을 반복해 왔다. 지난해 4월 반감기를 지나 올해 10월 신고가를 찍은 뒤 지금의 하락 흐름이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투자 심리도 급격히 얼어붙었다. 공포·탐욕 지수는 15포인트로 '극단적 공포' 수준을 나타냈다. 고래 투자자 이탈도 심각하다. 최근 한 달여 사이 고래 지갑에서는 약 13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이 빠져나가며 추가 하방 압력을 키웠다.
시장에서는 단기 반등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지만, 금리·거시지표·기관 수급 등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변동성 확대 국면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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