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거래액 12.6%↑…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 XRP·도지코인 약세·파이코인 강세 속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 확산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전일보다 거래대금은 늘었지만 주요 코인 가격은 일제히 약세를 보이며 ‘거래는 늘었으나 방향성은 하락’하는 전형적 조정 국면을 연출했다.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를 비롯한 기술주가 AI 거품 우려와 연준의 자산가격 경고에 급락한 여파가 코인시장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했고, 최근 한 달간 이어진 ETF 자금 흐름·금리 기대·제도권 편입 이슈가 뒤엉킨 채 박스권 내 변동성을 키우는 양상이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1월 21일 7시 기준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국내 거래소의 최근 24시간 가상자산 거래대금은 4조 6,544억원으로 전일보다 5,207억원 늘어 12.6% 증가했다. 거래소별로 보면 업비트가 2조 8,118억원으로 비중 60.4%를 차지했고, 빗썸이 1조 6,594억원(35.7%), 코인원이 1,495억원(3.2%), 코빗이 337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코인마켓캡 거래규모는 기자가 직접 수집·집계한 결과라는 점에서 단순 공시가 아니라 실거래 흐름을 반영한 수치다.

 

1.jpg

[그래프] 국내 코인거래소 하루거래액 추이


시장 내 세부 종목 흐름을 보면 업비트에서 거래액 상위 10종목 가운데 비트코인·리플 XRP·이더리움·테더·솔라나·도지코인 등 메이저 코인이 상단을 채우고, 사이버·월렛커넥트·조라·넥스페이스 등 알트코인이 뒤섰다. 비트코인은 약 5,232억원이 거래되며 1위에 올랐고, 가격은 1억 3,139만8,000원으로 전일보다 3.74% 내렸다. 리플 XRP는 5,085억원이 거래되며 3,042원에 마감해 3.31% 하락했고, 이더리움은 3,728억원 거래에 433만2,000원으로 3.95% 떨어졌다. 테더는 2,904억원이 오가며 1,505원으로 0.94% 올랐고, 솔라나는 1,775억원 거래에 20만1,900원으로 1.27% 내렸다. 도지코인은 904억원 거래에 228원으로 1.30% 하락했고, 사이버는 5.49%, 조라는 2.47%, 넥스페이스는 9.95% 상승하는 등 일부 알트코인은 개별 강세를 보였다.

빗썸에서는 테더·리플 XRP·비트코인·이더리움·솔라나가 거래 상위권을 형성했고, 그래스·스타크넷·쑨·도지코인·버추얼 프로토콜 등 알트코인이 뒤를 이었다. 테더가 가장 많이 거래됐고, 리플 XRP·비트코인이 그 뒤를 이은 구조로, 원화 마켓보다는 스테이블코인 마켓을 경유한 트레이딩 비중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보여준다.

 

2.jpg

[표] 업비트·빗썸 거래규모 상위 종목


시가총액 상위 종목 구도를 보면 글로벌 코인 시장의 힘의 균형도 드러난다. 코인 시가총액 순위는 1위 비트코인(2,568조 5,408억원), 2위 이더리움(512조 4,760억원), 3위 테더(270조 7,465억원), 4위 리플 XRP(179조 6,600억원), 5위 비앤비(178조 2,550억원), 6위 솔라나(109조 7,770억원), 7위 유에스디코인, 8위 트론, 9위 도지코인, 10위 에이다 순으로, 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 XRP·솔라나·도지코인 등 메이저 코인이 여전히 시총 상단을 단단히 지키는 모습이다. 코인힐스에 따르면 최근 24시간 비트코인 법정통화별 거래 비중은 미국 달러가 80.89%로 압도적 1위이며, 일본 엔 8.40%, 한국 원 7.46%, 유로 1.52%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달러·엔·원 순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비트코인에 공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가격 흐름만 놓고 보면, 이날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대표 코인들의 동반 약세가 두드러졌다.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 시세는 11월 20일 1억 3,139만원으로 전일보다 510만원(3.74%) 하락해 최근 50일 구간의 최저 수준까지 밀렸다. 지난 50일간 고점은 10월 8일 1억 7,801만원, 저점은 11월 20일 1억 3,140만원으로, 고점 대비 20% 안팎의 조정을 소화한 셈이다.

또한 이더리움 현재가는 433만원으로 전일 대비 18만원(3.99%) 내렸다. 50일 기준 최고가는 10월 6일 667만2,000원, 최저가는 11월 20일 433만원이다. 최근 한 달간 이더리움은 비트코인 대비 수익률이 다소 뒤처진 가운데, 디파이·NFT·게임 등 실제 사용성 확대와 ‘덴쿤(Dencun)’ 업그레이드 효과를 두고 “거래 비용이 크게 낮아진 성장 모멘텀”과 “가스비·수수료 수익 감소에 따른 수익성 약화”라는 상반된 해석이 엇갈리며 박스권 등락을 반복했다.

 

3.jpg

[그래프] 비트코인-이더리움 시세 추이


도지코인 시세는 11월 20일 기준 228원으로 전일보다 3원(1.30%) 떨어졌다. 지난 50일간 최고가는 10월 6일 379원, 최저가는 11월 20일 228원으로, 현재가가 50일 저점 수준에 머문다. 리플 XRP 가격 역시 3,044원으로 전일보다 102원(3.24%) 하락해 50일 최저 구간에 위치했다. 10월 3일 4,311원을 고점으로 찍은 뒤 규제 리스크 해소 기대·제도권 편입 호재에도 불구하고 전반적 위험회피 흐름 속에서 조정 폭이 커진 모습이다. 반면 파이코인은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일 대비 3.67% 오른 364.3원에 거래돼 장중 역주행했다.

 

4.jpg

[그래프] 도지코인-리플 XRP 시세 추이


글로벌 배경을 보면, 전일 뉴욕증시는 기술주 투매 속에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하며 가상자산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84%, S&P500지수는 1.56%, 나스닥지수는 2.16% 떨어졌고, AI·반도체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77% 급락했다. 엔비디아가 장 초반 ‘깜짝 실적’로 급등 출발했지만, AI 거품 우려가 다시 부각되며 주가가 3.15% 하락 전환했고, 인텔·마이크론·AMD 등 주요 반도체주도 4~10%대 급락했다.

리사 쿡 연준 이사가 “주식·회사채·레버리지 론·주택 등 여러 시장에서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기준보다 높다”며 “자산 가격이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경고한 점도 위험자산 전반의 밸류에이션 재조정을 촉발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가 11.67% 급등해 26선으로 올라선 가운데, S&P500 기준 하루 만에 2조달러 넘는 시가총액이 증발했다는 점은 글로벌 리스크오프 전환을 상징한다. 비트코인 관련 상장사와 ETF도 동반 약세를 보이면서 코인시장에는 “AI·빅테크발 변동성 확대→ETF 자금 유출→현물·파생 동반 조정”이라는 경로를 통해 하방 압력이 전이됐다.

실제 지난 한 달(10월 하순~11월 21일) 가상자산 시장은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와 경기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각국 규제체계 정비, 비트코인 현물 ETF 자금 흐름이 뒤섞이며 방향성을 두고 줄다리기를 이어왔다. 9월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려 4.00~4.25%로 낮춘 이후 4분기에는 추가 인하 기대와 경기 둔화 우려가 동시에 부각됐고, 이 과정에서 위험자산 전체의 변동성이 커졌다. 비트코인 역시 달러 기준으로 12만4,000달러대 고점과 11만4,000달러대 저점 사이를 오가는 ‘ETF 자금 유입 기반 박스 장세’를 만들었다.

비트코인 가격의 1순위 요인은 올해 내내 현물 ETF 자금 유입·유출이다. 2025년 들어 현물 비트코인 ETF에 510억달러 안팎의 자금이 유입되며 기관 중심 매수세가 형성됐지만, 최근에는 ETF에서 순유출이 나타나는 날마다 선물·현물 시장에서 동반 청산과 유동성 위축이 겹치며 20~30% 수준의 조정이 반복됐다. 여기에 뉴욕증시 AI·빅테크 변동성 확대와 연준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 저하가 겹치며, “들어오던 돈이 덜 들어오고 나가던 돈은 더 나가는” 유동성 역풍이 비트코인·알트코인 전반에 부담을 줬다.

계절적 요인도 비트코인 변동성을 키운다. 통계상 11월 비트코인 수익률 중앙값은 약 8% 수준의 플러스 구간이지만, 연말 세금손실 상쇄용 매도와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ETF 리밸런싱 수요가 겹치면서 상승 추세 속에서도 짧은 급락·급반등이 반복되는 패턴이 재현되고 있다. 올해는 여기에 미국·유럽 경기 둔화와 물가 재가열 우려가 더해져 과거처럼 일방적인 ‘11월 랠리’가 아니라, ETF 자금 유입이 멈추는 구간마다 변동성이 확대되는 형태로 나타났다.

이더리움은 구조적인 변곡점에 서 있다. 2024년 3월 적용된 덴쿤 업그레이드 효과가 올해 하반기 들어 수치로 확인되면서, 11월에는 “가스비 붕괴와 수수료 수익 급감”이 핵심 화두로 부상했다.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이더리움 메인넷 가스비는 평균 0.067 Gwei 수준까지 낮아졌고, L2 롤업에 데이터 저장을 위임하는 구조가 자리잡으면서 베이스 레이어 수수료 수익은 사실상 ‘붕괴 수준’까지 줄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거래 비용이 크게 낮아져 디파이·NFT·게임 실제 사용성이 높아졌다는 긍정 평가가 있는 반면, 일부 투자자들은 수수료 소각과 네트워크 수익 감소로 ‘초음파 머니(ultrasound money)’ 내러티브가 약해졌다며 가치저장 수단으로서의 매력을 의문시한다. 이처럼 성장주형 기술 자산과 현금흐름 인프라 자산이라는 두 관점이 부딪치면서, 이더리움 가격은 비트코인 대비 뚜렷한 추세 없이 박스권 횡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글로벌 거래소 리서치에 따르면 기관 포트폴리오에서 이더리움은 여전히 비트코인 다음가는 핵심 자산 지위를 유지하고, 솔라나 등 알트코인 ETF 자금 유입 속에서도 일정 수준 롱 포지션이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플 XRP는 지난 한 달 동안 개별 이슈가 가장 풍부했던 종목이다. 리플은 8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약 1억2,500만달러 규모 합의를 통해 4년에 걸친 소송 리스크를 털어낸 뒤, 규제 불확실성 해소 기대 속에 XRP 가격이 하루 만에 약 11% 급등하는 등 강한 이벤트 드리븐 장세를 연출했다. 이후 제도권 진출을 본격화하는 뉴스가 연속적으로 나오며 가격 변동성을 키웠다. 리플은 글로벌 프라임브로커 히든로드를 12억5,000만달러에 인수해 ‘리플 프라임(Ripple Prime)’으로 리브랜딩했고, 이를 통해 FX·가상자산을 아우르는 기관 전용 결제·클리어링·OTC 거래 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RLUSD는 담보 자산으로 채택돼 일부 파생상품 트레이더들이 거래대금·증거금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시가총액 10억달러를 넘어서며 XRP 레저 기반 스테이블코인·결제 생태계 확장 기대를 키우고 있다.

실물 결제 파일럿도 진행 중이다. 이달 초 리플은 마스터카드·웹뱅크·제미니와 함께 제미니 신용카드 결제 정산을 RLUSD와 XRP 레저를 통해 처리하는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기존 1~3영업일 단위 묶음 정산 구조에서 규제된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사실상 실시간 일일 정산 구조로 전환하면서, 리플넷 파트너 금융기관이 300곳을 넘겼다는 소식과 함께 “XRP의 실제 결제·송금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여기에 리플의 연례 행사인 ‘스웰(Swell) 2025’ 개최, 현물 XRP ETF 신청 건수 9건에 달했다는 보도 등 제도권 편입 재료가 더해지며, 일부 리포트는 중장기적으로 XRP가 비트코인과의 가격 상관관계를 낮추고 독자적인 흐름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는다. 다만 ETF 승인 일정 지연이나 실제 결제 볼륨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2달러 초반 지지선 재테스트 가능성을 경고하는 시각도 공존한다.

코인 시장 전체에 공통적으로 영향을 주는 축은 네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매크로 환경이다. 미국 경제가 성장 둔화와 물가 재상승이 겹친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에 진입했다는 진단이 늘어나면서, 추가 금리 인하 기대와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동시에 작동하고 있다. 둘째, 규제·제도 변화다. 각국이 ETF 허용, 커스터디 요건, 스테이블코인 발행 규칙을 단계적으로 정비하면서 과거처럼 단일 규제 이슈로 시장 전체가 붕괴하는 리스크는 줄어든 대신, 어떤 자산이 제도권 자금을 더 많이 끌어올 수 있는지에 따라 코인 간 차별화가 심해지는 양상이 뚜렷해졌다. 셋째, ETF·파생상품 시장 구조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거대한 ‘기관 전용 매수 창구’로 자리 잡고, 솔라나 등 알트코인 ETF도 속속 등장하면서 자금 유입 경로가 다양해졌다. 이로 인해 과거처럼 개별 거래소 현물 수급만으로 가격 흐름을 설명하기 어렵게 됐고, ETF 자금 흐름·옵션 미결제약정·선물 베이시스 등 파생상품 지표가 주요 코인의 단기 방향성을 좌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넷째, 온체인 펀더멘털이다. 비트코인은 ETF 보유 물량 증가로 유통 공급이 줄어드는 구조적 타이트닝, 이더리움은 저가 가스비를 기반으로 한 L2·디파이 생태계 확장, 리플 XRP는 은행·핀테크와의 결제 파일럿 및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구축이 각각 핵심 변수로 부각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런 구조 변화 속에서 단기 변동성과 중장기 성장 스토리를 분리해 볼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연준 커뮤니케이션·물가·고용 지표 등 매크로 이벤트와 뉴욕증시 AI·반도체 변동성, ETF 자금 유입·유출, 국내외 거래대금·유동성 회복 여부가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 비트코인은 달러 기준 9만달러대, 원화 기준 1억3,000만원 안팎, 이더리움은 3,000달러·400만원대, 리플 XRP는 2달러대 중반과 3,000원대 초반, 도지코인은 200원대 지지 구간이 각각 심리적 분수령으로 거론된다. 이 구간이 지켜지는지, 혹은 이탈 후 거래대금이 동반 회복되는지에 따라 단기 추세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

중장기적으로는 비트코인 현물 ETF를 중심으로 한 제도권 자금 유입, 이더리움 업그레이드 이후 L2·RWA·AI 온체인 수요, 리플 XRP의 결제·스테이블코인 인프라 확장, 그리고 파이코인을 포함한 신흥 프로젝트들의 실사용성 확보 여부가 코인별 성과를 가르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지금 시장 조정은 재료 부재가 아니라 “돈의 망설임”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금리·달러가 식고, ETF·온체인으로 따뜻한 자금이 다시 들어오는지 여부가 향후 랠리의 뼈대를 결정할 것이다. 그 사이를 버티는 힘은 각 코인의 온체인 수요와 지지선에 대한 신뢰, 그리고 거래량의 귀환이다.

[본 기사는 투자 권유 목적이 아닙니다. 기사 내용은 외신 혹은 증권사 견해를 종합한 것으로, 투자를 권유하기 위해 작성된 내용은 아닙니다. 이 기사 내용에 전적으로 의존해 투자 결정을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모든 투자는 개인의 판단에 따라 이루어지며, 이에 대한 최종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본지는 독자의 투자 결과에 대해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톱스타뉴스)

이 게시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