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업비트와 빗썸이 올해 3분기 미국발(發) 가상자산 훈풍을 타고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가상자산이 하락세로 돌아서며 4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3분기에 연결기준 매출 3859억원, 영업이익 2353억원을 거뒀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3.8%, 180.3% 증가했다. 순이익은 2390억원으로 308.1%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 2위 거래소인 빗썸의 경우 매출 1960억원, 영업이익 70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4.4%, 771.1%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1054억원으로 3285.2% 늘었다.
이 같은 호실적의 중심에는 미국의 ‘친(親)가상자산’ 정책이 자리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연방하원이 지난 7월 ‘디지털자산 3법’(지니어스법·클래리티법안·반CBDC법안) 입법을 추진하자 시가총액 1·2위 비트코인·이더리움은 나란히 신고가 경신 랠리를 시작하면서 거래량이 급증했다.
양사 매출액의 대부분은 거래 수수료다. 두나무는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업비트·증권플러스 수수료가 1조1633억원으로 이는 전체 매출의 97.9%다. 빗썸의 가상자산거래소 수수료는 5167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98.4%를 차지했다. 이외에도 거래소가 보유한 가상자산 가치의 상승, 두나무의 경우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 주식회사’ 지분 매각 등이 수익으로 잡혔다.
다만 이러한 훈풍이 4분기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지난달 1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추가관세와 수출제한을 언급한 뒤부터 시작된 가상자산 하락세에 비트코인 가격이 고점 대비 28% 이상 떨어지며 18일에는 9만달러 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업체들의 수익 다원화 상황도 녹록지 않다. 업비트와 빗썸은 올해 들어 가상자산 대여를 확대·신설했으나 금융당국의 제지에 서비스를 축소했다.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