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챗GPT 생성
미국 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해소 기대가 커지며 엑스알피(XRP)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유동성 확대 기대에도 불구하고, 회복세가 지속되기엔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셧다운 종료 기대감…XRP 현물 ETF 출시에 시장 '촉각'
시장에서는 XRP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이 해제되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ETF 심사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에서다. 셧다운 종료를 위한 임시예산안은 이미 미 상원을 통과했으며, 이르면 12일(현지시간) 하원 표결을 앞두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가상자산(암호화폐) 전문 미디어 크립토브리핑에 따르면 프랭클린템플턴, 21셰어스, 비트와이즈, 카나리 캐피털, 코인셰어스 등 주요 운용사들은 각각 XRP 현물 ETF 티커를 미국 증권예탁결제원(DTCC)에 등록했다. DTCC 등록은 ETF가 상장 절차에 본격 진입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이번 등록 시점이 리플의 연례행사 '스웰(Swell) 2025' 직후였다는 점에서 시장의 기대감은 한층 높아졌다. 리플이 최근 글로벌 대형 마켓메이커 시타델시큐리티 등으로부터 5억달러 규모의 신규 자금을 유치했다는 소식도 XRP 시세 반등에 힘을 보탰다.
네이트 제라시 노바디우스 웰스 매니지먼트 회장은 지난 10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종료되면 현물 ETF 승인 러시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이번 주에는 미국의 1933년 증권법(33 Act)에 따른 첫 XRP 현물 ETF가 출시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XRP, 단기 반등세 이어질까…"2.6달러 돌파가 분수령"
XRP는 최근 약 12% 급등 이후 조정을 거치며 2.45달러 부근에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시장에선 2.6달러 저항선 돌파가 향후 추세 전환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XRP 가격은 12일 오전 11시 52분 바이낸스 USDT 마켓을 기준으로 전일 대비 5.35% 내린 2.398달러(업비트 기준 3586원)에 거래되고 있다.
밥 메이슨 에프엑스프로 애널리스트는 "최근 XRP가 2.5달러를 일시 회복했지만 중기적 저항선인 2.56~2.58달러 구간을 돌파하지 못했다"며 "이는 중립 내지 약세 신호로 볼 수 있다. 단기 지지선은 2.35달러, 주요 지지 구간은 2.2달러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샤안 크립토포테이토 분석가는 "현재 2.5달러 부근은 200일 이동평균선과 과거 공급 구간이 겹치는 핵심 저항대"라며 "일일 종가 기준으로 2.6달러를 상향 돌파할 경우 단기 추세가 매수세 중심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아유시 진달 뉴스비티씨 연구원은 "XRP가 단기적으로 2.56~2.58달러 저항선을 돌파하면 2.7달러, 나아가 2.8달러대 재시험도 가능하다"며 "다만 2.42달러선이 무너지면 2.32달러까지 되돌림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XRP의 차익 실현 규모는 급등기보다 완만하지만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상승 국면이 아닌 약세 구간에서도 매도 압력이 서서히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사진 = 글래스노드
장기 투자자의 차익 실현이 늘면서 매도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온체인 분석업체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XRP가 지난 9월 말 3.09달러에서 2.30달러로 약 25% 하락하는 동안, 장기 투자자의 일일 차익 실현 규모(7일 이동평균 기준)는 6500만달러에서 2억2000만달러로 약 240% 급증했다.
글래스노드는 "이번 차익 실현은 상승장이 아닌 약세 구간에서 발생한 만큼 단기 수급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가상자산 시장, 악재 해소에도…"상승장 전환은 아직"
셧다운 종료 및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배당금 지급 기대가 한때 가상자산 투자심리를 자극했지만, 상승 흐름이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알렉스 쿠프치케비치 FX프로 수석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은 최근 10만7000달러를 터치했지만 이후 10만5000달러 아래로 밀려났다"며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도 3조6200억달러 부근에서 저항에 부딪히며 상승세가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시장 전반이 아직 본격적인 상승장으로 전환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아 보인다"며 "차익 실현이 이어지고 있고, 기업 매수세 약화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심리 개선과 함께 급증했던 거래량도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달 초 1900억달러 수준이던 일일 현물 거래량은 지난 11일 7000억달러를 넘어섰다가 이날 5647억달러로 줄었다. 셧다운 종료 협상 진전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배당금 계획이 거래량을 끌어올렸지만, 단기 차익 실현이 이어지며 열기가 다소 식은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조정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가상자산 분석가 벤자민 코웬은 "비트코인이 '시즌 종료선'으로 불리는 50주 이동평균선(10만3170달러)을 상회하고 있지만, 시장이 완전한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알트코인도 이달 중순 일시적 반등을 시도할 수 있으나, 연말로 갈수록 비트코인 대비 약세가 두드러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긴축(QT) 종료 이후에도 조정이 이어질 경우 내년에는 다시 약세장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가상자산 서비스업체 매트릭스포트는 "셧다운 종료 기대감과 트럼프 대통령의 2000달러 관세 배당금 발언만으로는 투자심리가 완전히 회복되기 어렵다"며 "ETF 자금 흐름이 여전히 위축돼 있는 만큼 단기 상승 탄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상자산 분석업체 10x리서치도 "셧다운 종료로 인한 안도 랠리는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며, 근본적인 수급 회복은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시장 참여자들은 미국의 양적긴축(QT) 종료 시점과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 그리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 후임으로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인사가 지명될지 여부 등을 주요 변수로 주시하고 있다. 유동성 확대 요인이 현실화될 경우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회복되며 가상자산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부에서는 이더리움(ETH) 등 주요 알트코인이 주도하는 반등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가상자산(암호화폐) 분석업체 스위스블록은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도미넌스(시장 지배력)가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이더리움 등 주요 알트코인이 바닥을 다지며 안정화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비트코인에 쏠렸던 자금이 알트코인으로 분산되는 초기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며 "과거에도 비트코인 도미넌스가 정점을 찍을 때 주요 알트코인은 대체로 저점을 다진 뒤 반등하는 패턴을 보여왔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