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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가 막힌 가운데, 고위험 가상자산 관련 상품으로 서학개미의 자금 유입이 거세다.
1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전날까지 최근 한 달간 국내 해외주식투자 순매수 상위 50개 종목 가운데 약 5분의 1이 가상자산 선물·테마형 ETF와 관련 개별주로 집계됐다.
이더리움 2배 레버리지 상품인 2X Ether ETF에는 2억6717만달러(약 3900억원)가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미국 대표 기술주 지수 상품인 INVESCO NASDAQ 100 ETF (QQQM)의 2억402만달러보다 약 6000만달러 많은 규모다. 서학개미는 같은 기간 비트코인 2배 추종 레버리지 상품 2X Bitcoin Strategy ETF도 7176만달러 사들였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이더리움 비축 기업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로지에 2억9551만달러가 몰리면서 상위 50개 중 4위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채굴기업인 아이리스에너지·비트팜스에도 각각 2억4545만달러, 7만5248만달러 순매수가 시현됐다.
가상자산 테마주 레버리지 부문에서도 자금 유입이 두드러졌다. 비트마인을 2배로 추종하는 T-REX 2X LONG BMNR Daily Target ETF에 1억7598만달러가 순매수 됐다. 비트코인을 대규모 보유한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에 2배 베팅하는 T-Rex 2X Long MSTR Daily Target ETF에도 1억1245만달러가 순유입됐다.
국내 가상자산 현물 ETF가 막힌 상황에서 선물 기반 ETF와 가상자산 관련주로 매수세가 쏠리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가상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현물 ETF 발행은 물론 해외 현물 ETF의 국내 중개도 불가능하다. 금융당국이 자본시장법상 기초자산 범위에 가상자산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3일 당국은 일부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가상자산 현물 ETF의 거래 정황을 확인하고 즉시 거래정지 조치를 내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물 금지 기조를 고수하는 사이 개인 자금이 선물·레버리지·테마 상품으로 역외 유출되는 역설이 나타나고 있다”며 “투자자 보호 장치를 갖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되면, 해외 상장 가상자산 ETF로 향하는 자금이 국내 시장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자산 관련 해외 주식 순매수 상위 50 종목 (2025년 10월 11일~11월 10일) (자료=한국예탁결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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