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아파트 최근 평형 조사에서
펜트·준펜트하우스에 62명 몰려
압구정2구역도 펜트하우스 분양 수요
분담금 97억~160억원 부담에도
펜트하우스 가치 상승 크게 점친 듯

서울 대치 은마아파트 일대 모습. /연합뉴스
재건축 아파트의 펜트하우스 인기가 치솟고 있다. 최근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의 경우 추정 분담금이 최대 100억원에 육박하는 펜트하우스에 대한 수요가 상당하다.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현상이 강화된 데다 펜트하우스의 희소성까지 더해져 고액의 분담금에도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21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최근 ‘조합원 평형 설문 결과’를 조합원에게 공유했다. 설문에서 은마아파트(상가 제외) 조합원 12명이 전용 286㎡(115평)를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115평의 펜트하우스를 받는다면 추정 분담금은 현재 전용 84㎡(34평) 소유자는 94억5000만원이다. 전용 76㎡(31평)를 소유한 조합원은 97억3000만원의 분담금을 내야 한다.
준펜트하우스로 분류되는 전용 143㎡(57평)를 신청한 조합원은 50명이다. 이들의 예상 분담금은 31평과 34평 기준 각각 37억4000만원, 34억5000만원이다.
펜트하우스가 아니더라도 ‘국민 평형’인 34평 이상의 대형 아파트를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했다. 34평을 선택한 조합원은 1473명으로, 전체의 33%가량을 차지했다. ▲전용 96㎡(38평) 735명 ▲전용 109㎡(44평) 642명 ▲전용 118㎡(47평) 216명 ▲전용 128㎡(51평) 305명 등으로 전해졌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2구역 일대. /방재혁 기자
은마아파트뿐만 아니라 다른 재건축 사업장에서도 펜트하우스를 분양받으려는 경쟁은 치열했다. 압구정2구역이 최근 실시한 조합원 희망 평형 설문조사에서 펜트하우스인 전용 300㎡(125평)에는 13명이 몰렸다. 이 펜트하우스의 분양가는 약 21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압구정2구역에서 가장 넓은 신현대 11차 전용 183㎡(76평)를 소유한 조합원이 이 펜트하우스를 분양받으려면 추정 분담금 166억원을 내야 한다. 전용 222㎡(91평) 준펜트하우스를 선호하는 조합원은 24명으로, 이들의 추정 분담금은 최소 70억원대다.
펜트하우스에 대한 수요가 크자 강남권 재건축 사업장의 일부 조합원은 조합 전체의 이익을 위해 펜트하우스를 보류지로 지정해 후분양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펜트하우스의 인기가 높은 것은 희소성 때문이다. 서울 강남권의 펜트하우스는 대출 규제 등에 구애받지 않는 초고액 자산가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거래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펜트하우스의 신고가 거래는 반복해 이뤄지고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고액 자산가의 경우 거주 목적에다가 자산 증식, 상속 및 증여, 노후 대비 등의 목적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며 “대치동이나 압구정의 펜트하우스는 서울에서도 0.1%의 희소성이 높은 곳이다. (100억원 이상의 분담금을 내더라도) 10~20년이 지났을 때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김 수석전문위원은 “펜트하우스는 똘똘한 한 채 중에서도 가장 똘똘한 한 채인 만큼 자산 여력이 충분한 분들의 신청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 도심 내 신축 아파트가 귀해지는 상황에서 대체할 주택이 없다는 판단도 (펜트하우스 선호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조선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