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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민, 발전 없는 MC?…2년 연속 드러낸 '역량 부족'

'최장 MC' 김혜수 후임으로 청룡영화상 진행 맡아
남은 건 경직된 톤·부정확한 발음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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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한지민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청룡영화상 MC를 맡아 시청자들과 만났다. /더팩트 DB

기분 좋은 반전은 없었다. 지난해 청룡영화상의 새 안방마님으로 대중 앞에 섰던 배우 한지민은 올해도 시상식을 안정적으로 이끌지 못하면서 MC로서 지닌 역량의 한계만 다시금 드러냈다.

한지민은 지난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제46회 청룡영화상에서 이제훈과 MC로 호흡을 맞추며 2년 연속 시상식을 이끌었다. 첫 도전에서 '역량 부족'을 드러냈던 그는 1년 간의 절치부심 끝에 돌아왔지만 지난해보다 조금 나아졌을 뿐 여전히 시상식 진행을 맡기에는 역부족인 실력을 입증하며 아쉬움을 자아냈다.

앞서 한지민은 30년 동안 청룡영화상을 이끌면서 '최장 MC'로서 대체 불가한 활약을 펼친 배우 김혜수의 배턴을 이어받아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자리의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한 그는 시종일관 가쁜 호흡으로 대본을 소화하더니 축하공연을 펼친 아티스트와 수상자의 이름도 제대로 호명하지 못하는 치명적인 실수까지 저질렀다.

이어 한지민은 자신의 첫 번째 청룡영화상 MC를 끝낸 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부족하고 서툰 점이 많았지만 많은 분의 도움과 응원 덕분에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앞으로도 더 성장한 모습으로 찾아뵙겠다"고 소감을 전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그로부터 약 1년이 흐른 후, 다시 청룡영화상의 MC로서 시청자들과 만난 한지민이다. 지난해보다는 안정을 찾고 눈에 띄는 실수가 줄어든 듯했지만, 결국 올해도 자신이 느끼는 부담감과 긴장감을 끝내 숨기지 못하고 말았다.

주어진 멘트를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못하고 적힌 대로 읽는 데만 급급하니 마치 국어책을 읽는 듯한 경직된 톤이 형성됐고, 여기에 중간중간 부정확한 발음과 문장을 명료하게 끝맺지 못하는 등의 아쉬운 전달력까지 더해졌다.

지난해부터 청룡영화상의 새 얼굴이 된 이제훈은 올해 시상식이 진행될수록 점점 긴장이 풀리고 여유를 찾아간 만큼, 그의 옆에 선 한지민의 여전히 미숙한 진행이 더욱 도드라졌다. 또한 이제훈이 던지는 가벼운 멘트 조차 자연스럽게 받아치지 못하면서 이번에도 두 사람의 투 샷 이외에 이렇다 할 케미나 매력을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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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왼쪽)은 올해 시상식이 진행될수록 점점 긴장이 풀리고 여유를 찾아갔지만, 한지민은 시종일관 긴장된 모습으로 미숙한 진행 실력을 보여줘 실망을 안겼다. 사진은 제45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고 있는 모습. /더팩트 DB

시상식의 MC는 매끄러운 진행 실력을 보여줌과 동시에 후보 소개부터 시상자와 수상자(작)를 정확하고 안정적으로 전달해야 한다. 이와 함께 너무 무겁거나 지루하지 않으면서, 붕 뜨지 않게 분위기를 조성하는 감각도 필요하다.

당연히 '최장 MC'라는 대기록을 세우고 떠난 김혜수의 빈자리를 단번에 채우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기에 지난해 대중은 한지민의 미숙한 진행을 이해하고 받아들였다. 이러한 모습이 다음에도 반복되지 않으면 된다는 격려를 전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새 안방마님이 된 한지민은 2년 연속 청룡영화상의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서 더욱 큰 실망만 안겼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지난해부터 시상식의 권위가 떨어지고 있다는 시각에 무게가 더욱 실리고 있다.

작년 청룡영화상은 정우성에 모든 이목이 집중됐다. 그가 모델 문가비와의 사이에서 혼외자를 얻었다는 사생활 논란이 불거진 후 모습을 드러낸 첫 공식 석상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정우성은 모든 수상자와 수상작들의 화제성을 앗아갔고, 이러한 자리를 마련한 주최 측을 비판하는 의견이 꽤 나왔다.

그리고 올해는 누적 관객 수 563만 명을 동원한 '좀비딸'이 2025년 개봉한 영화 흥행 1위에 등극할 정도로 침체된 한국 영화계에서 화제성만을 좇았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2억 원이라는 초저예산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달성한 '얼굴'과 배우 이혜영의 관록이 빛난 '파과'는 무관에 그쳤고, 이날 7관왕을 달성한 '어쩔수가없다'를 이끈 이병헌은 남우주연상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배우 현빈 손예진 부부가 나란히 주연상과 청정원 인기스타상을 거머쥐며 청룡영화상 역사상 최초의 '부부 동반 수상'이라는 새로운 기록만 조명하고 있는 것.

물론 '하얼빈'에서 안중근 의사를 연기하며 묵직한 울림을 남긴 현빈과 '어쩔수가없다'로 7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해 새로운 얼굴을 꺼낸 손예진이 남긴 값진 기록은 박수받을 만하다. 다만 두 사람의 활약이 쟁쟁한 후보들을 압도적으로 제칠 정도였는지는 다소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게 사실이다.

시상식의 권위와 한지민의 진행 실력을 엮는 건 아니다. 하지만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서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내기보다, 빈틈이 더욱 적나라하게 보이는 발판이 되면서 마이너스만을 내고 있는 만큼 결국 올해도 시상식 안팎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던 김혜수의 빈자리를 크게 체감할 수밖에 없는 결과에 도달했다.

'최장 MC'의 후임이 된 만큼, 한지민도 안정적인 실력만 뒷받침된다면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부정적인 여론만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 한 번 더 청룡영화상의 MC로 시청자들을 찾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더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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