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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가 정략결혼은 '옛말'…평범한 며느리·사위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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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와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아들 정준 씨가 2022년 12월 30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결혼식장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내 대기업 오너 일가가 과거 정·관계 중심의 '정략결혼'에서 벗어나 재계나 일반인과 결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2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2025년 지정 총수가 있는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81곳 중 혼맥 분류가 가능한 380명을 조사한 결과, 정·관계 혼맥 비중이 오너 2세 24.1%에서 오너 3세 14.1%, 오너 4∼5세 6.9%로 감소했다. 정·관계 혼맥 비중이 줄어드는 데 반해 기업 간 혼맥 비중은 증가세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재계 집안 간 혼맥 비중은 오너 2세 34.5%에서 오너 3세 47.9%, 오너 4∼5세는 46.5%로 늘어나는 흐름을 보였다.

기업 총수 집안과 재벌가가 아닌 일반인 집안과의 결혼 사례도 오너 2세 29.3%에서 오너 3세 23.3%, 오너 4∼5세 37.2%로 증가했다.

2000년 이전 재계의 정·관계 혼맥 비중은 24.2%(58명)였으나, 2000년 이후에는 7.4%(9명)로 3분의 2가량 감소했다. 같은 기간 재계 간 혼맥은 39.2%(94명)에서 48.0%(58명)로 8.8%포인트 늘었고, 일반인과의 혼맥도 24.6%(59명)에서 31.4%(38명)로 6.8%포인트 증가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아들 정준 씨가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리디아 고와 2022년 12월 명동성당에서 결혼한 것이다. 정 부회장은 리디아 고가 지난해 파리 올림픽에 출전했을 당시 직접 현장을 찾아 응원했고, 며느리의 금메달 소식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기도 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외손녀이자 정성이 이노션 고문의 딸 선아영 씨는 2016년 배우 길용우의 아들 길성진 씨와 결혼했고, 2023년엔 '최장수 MBC 뉴스데스크 앵커' 기록을 세운 백지연의 아들 강인찬 씨가 범현대가 HL그룹 정몽원 회장의 차녀 정지수 씨와 결혼했다.

한화그룹의 3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2019년 사내 연애를 통해 만난 일반인 정 모 씨와 결혼했는데, 이 여성은 배우 조한선 아내의 여동생으로도 알려져 주목받았다.

김대헌 호반건설 대표는 전 SBS 아나운서 김민형과 2020년 혼인했다. 2018년엔 두산그룹 장남이자 두산매거진의 박서원 대표가 전 JTBC 아나운서 조수애 씨와 백년가약을 맺은 바 있다.

CEO스코어는 이런 변화에 대해 "과거에는 정·관계와 혼맥을 맺으면 사업에 보탬이 됐지만, 최근에는 더 큰 감시와 규제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그룹 간 혼맥 관계를 보면 LS그룹이 현대차, OCI, BGF, 삼표, 사조, 범 동국제강(KISCO홀딩스) 등 가장 많은 대기업과 사돈을 맺었다. 또 LG와 GS가 각각 4개 그룹과 연결됐다. LG는 DL, 삼성, GS, 두산과 혼맥을 형성했고, GS는 LG, 삼표, 중앙, 태광과 이어졌다.

특히 GS는 범GS 계열로 확장하면 금호석유화학, 세아와도 연결됐다.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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