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간 10번 상승 ‘10월 법칙’
역대 평균 수익률 20% 상회
JP모건 “금보다 저평가”
연말 2억3천만원 전망도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국내 거래가 기준 사상 처음 1억7000만원을 돌파하며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글로벌 시세가 두 달 만에 12만달러선을 회복한 가운데 미국발 금리 인하 기대감과 ‘업토버(Uptober)’로 불리는 매년 10월 비트코인 시세가 강세를 보이는 계절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베팅이 더해지며 국내 원화마켓 역대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3일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경 비트코인은 장중 한때 1억7096만원까지 치솟으며 지난 8월 14일 세웠던 종전 최고가(1억6990만원)를 넘어섰다.

8월 고점 이후 11만달러 선에서 횡보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비트코인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자금 유입이 주춤하며 다소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으나 최근 일주일간 9% 이상 급등하며 완연한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번 랠리의 가장 큰 동력으로는 10월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였던 ‘업토버’ 계절성이 꼽힌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업체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2013년 이후 12년간 10월의 비트코인은 단 두 번을 제외하고 모두 상승 마감했으며, 월평균 수익률은 20.63%에 달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통상 4분기에 강세를 보이는 경향과 업토버 기대감을 반영한 매수세가 유입된 것이 긍정적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거시 경제 환경도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타나면서 시장 내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 리스크 또한 달러화의 매력도를 낮춰 가치를 보존할 수 있는 금이나 비트코인 같은 대체 자산의 매력을 부각시키고 있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금 대비 비트코인이 저평가됐다는 이유를 들며 연말 가격 전망치를 16만5000달러(약 2억3258만원)로 제시하기도 했다.

다만, 향후 랠리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다시 후퇴할 경우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위축되며 비트코인 가격도 흔들릴 수 있다.

또한 가상자산 관련 규제 완화가 시장의 기대보다 지연될 경우에도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