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주식시장의 주인공 테마는 단연 상한가에 근접한 랠리를 보인 '2차전지'다.
주가 약세 국면에서 속앓이를 했던 투자자들은 환호 속에서도 내심 초조한 마음으로 다음 주를 기다리고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리스크가 여전한 만큼 섣부른 매수는 자제해야 한다는 조언이 동시에 나오면서다.
17일 에코프로는 코스닥 시장에서 27.04% 뛰어올라 7만3,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머티도 각각 12.59%, 3.79% 올라 '에코프로 3형제'가 나란히 강세였다.
LG에너지솔루션(3.21%), LG화학(8.65%), 삼성SDI(8.26%), 엘앤에프(12.80%) 등도 동반 상승했다.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POSCO홀딩스, LG화학, 에코프로 등 2차전지 상위 기업 10개에 투자하는 ETF인 'TIGER 2차전지TOP10'은 한 주간 19.45% 올랐다.
2023년 이후 부진하던 2차전지주가 최근 급등세를 보인 건 AI 데이터센터용 ESS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ESS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공급하는 2차전지 업체들의 실적 반등 기대가 커지고 있다.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2위 사업자인 플루언스 에너지는 신규 수주 등에 힘입어 최근 3거래일간 주가가 50% 이상 급등했다.
또 전 세계 전기차 판매가 증가하면서 양극재 업체의 3분기 실적 기대도 커지고 있다.
2차전지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이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인 것도 투심을 개선시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 기간 6,01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34.1% 늘어난 수치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연구원은 "2차전지주가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확대, 공급망 기대감 강화 등 낙관적 펀더멘털(기초체력)에 강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2년 전 '2차전지 붐' 당시 소위 '물렸던' 개인 투자자들은 환호 속에서 향후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급등세가 이어질지 주목되는 가운데, 이번 랠리는 실적이 아닌 순환매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가 급등에 대해 "실적 전망치 상향에 근거한 상승보다는 순환매 성격이 더 가깝다"고 평가했다.
주 연구원은 "미국 전기차 수요 둔화하는 하방 리스크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ESS의 고성장 기조에도 불구하고 낮은 판매 비중을 감안하면 전체 실적은 전기차 실적 판매에 따라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한 실적반영이 내년초까지 마무리된 뒤에 본격적인 매수에 나서는 전략을 추천했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ESS 성장 기대에 비해 양극재 업체들의 직접적인 수헤 강도는 다소 제한적"이라며 "내년 미국 ESS 시장은 LGES의 LFP 기반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데, 국내 양극재 업체들은 아직 NCM 계열만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하반기부터 LFP 양극재 양산을 계획 중인 엘앤에프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한국경제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