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총책 밑에서 보이스피싱 상담원으로 활동
한국인 피해자 다수 양산…"피해액 수억 원"
法 "회복 어려운 손해 입히고 우리 사회 폐해 심각"
캄보디아에 본거지를 두고 로맨스 스캠 사기로 다수의 피해자들로부터 수 억원을 갈취한 보이스 피싱 조직원들이 1심에서 모두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강민호)는 17일 오후 범죄단체가입 등의 혐의로 기소된 서모(32)씨에게 징역 6년과 추징금 7000만원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23)씨는 징역 4년에 추징금 280만 7000원, 한모(27)씨와 김모(28)씨에게는 징역 3년 6개월과 함께 각각 350만8050원, 701만7500원이 선고됐다.
조직원 중 김 모(23)씨는 “로맨스 스캠 사기로 활동한 것은 열흘에 불과하고, 검찰이 주장하는 공소 사실은 범죄단체에 가입하기 전 혹은 탈퇴한 이후에 이뤄진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다른 피고인들과 ‘로맨스 1팀’ 조직원들의 진술을 보면 피고인이 범죄단체 소속으로 활동한 사실 등에 관해 대체로 동일하게 진술했다”며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전기통신금융 사기 범죄는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범행으로, 피해자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힐 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 미치는 폐해도 심각하다”며 “이 사건처럼 외국에 본거지를 마련해 활동하면 범행이 분업화·고도화돼 적발이 어렵고 피해가 심각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캄보디아 소재 전기통신금융사기 범죄 단체에 가입해 콜센터 상담원으로서 피해자들을 직접 기망(속임)하는 역할을 담당했다”며 “불법적인 상황을 인지하고서도 캄보디아로 자발적으로 출국하여 경제단체에 가입 활동하였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피고인들은 캄보디에 프놈펜 등에 거점을 두고 활동하며 로맨스 스캠 수법으로 피해자들의 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들이 속한 기업형 범죄조직 ‘한야 콜센터’는 ‘마동석’이란 활동명을 사용하는 중국계 외국인 총책의 주도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피해자 11명에게서 총 5억 2700만원을 뜯어낸 것으로 드러났다. 가장 높은 형량을 선고받은 서모(32)씨는 조직원 다수를 거느리며 범행을 지시한 관리자급 조직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단체의 주요 조직원들이 최근 수사기관에 잇따라 검거돼 서울동부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올해 8월 주요 조직원들인 신모씨와 나모씨가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1년6개월을, 이달 1일에는 조직원 김모씨가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