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회담서 양측 모두 대만 문제 침묵 왜?

다크게임 2025.10.31 13:06:41

“민감한 문제 우선 순위에서 제외하는 실용적 합의”
“트럼프 외교에서 대만 문제 중요성 크게 낮아져”
“중국의 대만 문제 침묵은 ‘대만 카드’ 쓰지 못하게 하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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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공군기지 나래마루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5.10.3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30일 부산에서 정상회담을 하면서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분석가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논란이 되는 문제를 우선 순위에서 제외하기로 암묵적이고 실용적인 합의에 도달했다는 추측이 나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0일 전했다.

중국은 대만 문제를 ‘핵심 이익’으로 간주하고 양자 관계에서 ‘넘을 수 없는 첫 번째 레드 라인’으로 여긴다.

중국은 다른 국가 정상들과의 회담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 등을 강조하며 공식 발표문에 반영했으나 이번에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SCMP는 중국이 미국에게 대만 독립을 지지하거나 대만에 무기를 공급하지 않도록 경고해 온 것을 고려하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난징대 국제관계학원 주펑 원장은 최근 중미 외교에서 대만 문제의 중요성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주 원장은 “대만은 미국의 안보나 외교 정책에서 우선 순위가 아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 문제에 대한 중요성을 크게 낮췄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소 우신보 소장은 “트럼프는 대만보다는 경제와 무역 문제에 주로 관심이 있다”며 “미중 양국 모두 무역 분쟁 관리에 대부분의 관심을 쏟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약 100분 동안 진행된 시 주석과의 회의에서 펜타닐과 무역 등 경제 문제에 주로 초점을 맞춰 남중국해와 인권 등 민감한 주제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SCMP는 분석했다.

시 주석과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세 차례 만날 때는 대만 문제가 매 차례 언급됐다.

시 주석은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전 가진 전화 통화에서도 “대만 문제를 최대한 신중하게 다루라”고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의 9월 통화에서는 대만이 빠진 채 무역 문제에 집중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대만에 대한 4억 달러 이상의 군사 원조 승인을 거부했고,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미국을 경유해 중남미를 방문하겠다는 요청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SCMP는 대만내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방위 공약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주펑 원장은 “현 단계에서 중국은 대만에 대해 무력 사용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지 않으며, 미국도 이를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중 정상회담 전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의 회담에서 대만에 대한 미국의 오랜 지원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석가들은 트럼프의 대만에 대한 태도는 미국이 중국과 거래할 때 ‘대만 카드’를 사용하는 것을 더 이상 지지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도쿄대 아시아 고등연구소의 존 림촨티옹 연구원은 중국이 미국과 회담에서 대만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트럼프가 ‘대만 카드’를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의도적인 협상 전략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