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국가 전략자산으로…韓 기관도 대응해야"

다크게임 2025.10.06 21:32:26

비트코인 인프라 기업 ''잰3'' 샘슨 모우 CEO 인터뷰
"미국 정부도 비트코인 준비금 정책 검토 중"
"연금 고갈 걱정만 말고 기관들도 투자 검토해야"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의 존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비트코인 인프라 기업 ‘잰3’의 샘슨 모우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이데일리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22년 설립된 잰3는 전 세계적으로 비트코인 채택을 가속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기업으로, 개인과 기업, 국가가 비트코인을 도입할 수 있도록 기술적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 외에 국가 단위로 비트코인 도입 전략을 설계하고 실행을 돕는 자문사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최근 한국을 찾은 그는 “비트코인은 이제 국가 전략 자산”이라며 “한국 기관도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며 인터뷰에 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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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슨 모우 잰3 대표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비트코인을 비롯한 디지털 자산을 전략적 준비금 체계로 편입하는 내용의 정책 검토에 나서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파장이 일고 있다. 해당 정책은 미국 정부가 압류·몰수 등을 통해 이미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을 모아 하나의 준비금 체계로 집결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아직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미국이 디지털 자산을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샘슨 모우 잰3 대표는 “비트코인을 금이나 달러, 국채와 유사한 전략 자산으로 격상시키는 상징적 조치”라며 “비트코인은 국가 전략 자산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책이 아직 실행 단계에 들어선 것은 아니지만, 미국 정부가 디지털 자산을 전략적으로 관리하려는 시도 자체는 큰 의미를 가진다”며 “비트코인을 단순한 투기성 자산이 아닌 준비금 자산으로 분류하는 것은 글로벌 금융 질서 속에서 비트코인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글로벌 연기금들이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비트코인과 같은 디지털 자산 배분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단기적 시세 차익을 넘어서 제한된 공급과 구조적 수요를 가진 자산을 통해 장기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이 될 수 있다”며 “비트코인은 단순한 투자 수단이 아니라 국가 자산으로 편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들이 외환 보유고 일부를 비트코인으로 전환하거나, 채권 발행을 통해 비트코인을 축적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은 자본시장에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수익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 시장의 특수성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모우 CEO는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개인 투자자 기반을 갖추고 있으나, 기관 차원의 비트코인 전략은 여전히 더디다”며 “연기금과 보험사, 대형 금융기관들이 장기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비트코인 투자를 본격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비트코인이 거시경제 체제에 편입되는 것은 구조적 추세”라며 “채권, 국채, 금과 같은 전통적 국가 전략자산의 지위를 비트코인이 빠르게 따라잡고 있으며, 이는 수십 년간 지속될 패러다임 전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우 대표는 앞으로는 공급이 제한된 자산을 누가 먼저 확보하느냐가 국가와 기관의 성패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연금 고갈만 걱정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라며 “한국의 기관투자자들이 이 흐름을 선제적으로 따라간다면 단순한 투자 수익을 넘어 한국 금융시장의 전략적 입지를 강화하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