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7개월 만에 9만 달러 붕괴…하락 압력 확대

다크게임 2025.11.20 19:47:40

20일 기준 비트코인 장중 8만8000달러까지 하락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30% 급등했다 가격대 후퇴
반감기 사이클 및 거시 변수 겹치며 조정 압력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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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고객센터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가격이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표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이 연일 약세 흐름을 이어가면서 7개월 만에 다시 9만 달러 아래로 밀렸다. 최근 매도세를 주도한 기관과 달리 개인 투자자들이 저점 매수에 나서면서 단기적으로 낙폭을 일부 만회했지만, 올해 상승분 대부분이 사라지면서 시장 분위기는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
20일 기준 비트코인은 장중 8만8000달러대까지 내려간 뒤 9만2000달러 선으로 되돌아왔다. 장중 한때 8만9000달러 선이 무너지면서 변동성이 확대됐고 이는 지난 4월 기록했던 8만6939.99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18일 낮 12시 30분에도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5.83% 급락한 8만9931달러까지 밀린 뒤 9만 달러를 가까스로 회복하며 1.3% 하락한 흐름을 나타냈다. 국내 시세 역시 약세가 이어졌다. 같은 날 오전 9시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2.37% 떨어진 1억3800만원대에 거래됐고 코인마켓캡에서도 2.18% 내린 9만2147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30% 넘게 뛰며 10월 6일 12만6251달러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며 연초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대로 후퇴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4월 있었던 반감기 이후 최고가를 찍고 다시 약세 국면으로 이동하는 전형적인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조정을 구조적 하락으로 단정 짓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2018년부터 20% 넘는 하락이 7차례 발생했고 이번 하락은 12만6000달러를 상회한 10월 6일 고점과 10만 달러를 하회한 저점을 비교할 경우 약 21% 하락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아직 과거 하락 대비 양호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또 “제도권 편입 추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탈화폐 테마의 대표 종목으로 부상했기에 과거와 달리 극심한 변동성은 보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과거 블랙스완 이벤트와 달리 시장의 신뢰가 훼손된 것은 아니기에 투자심리 회복이 빠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정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경기 지표 발표 지연과 금리정책 전망 악화가 투자심리를 짓누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종료 기대감으로 상승하기도 했으나 밸류에이션 부담과 가상자산 시장 내 모멘텀 부재 등을 이유로 관련 시장 내 투자 심리는 여전히 위축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셧다운 종료 이후 기대됐던 물가와 고용 관련 지표가 예상과 달리 발표가 지연될 것으로 보여 금리인하에 대한 불확실성도 높아진 상황”이라며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으로 12월 금리인하 기대감도 축소되면서 비트코인 가격 역시 10만 달러를 하회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정은 반감기 이후 반복되는 가격 패턴, 기관 매도세, 거시 변수 등이 겹치며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시장 구조가 과거보다 안정적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추가 급락 가능성보다 점진적 조정과 반등 시그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지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