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오더북 공유라더니 ‘딴판’… 시세 왜곡 피해 우려

다크게임 2025.11.16 18: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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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동일한 시각 빗썸과 스텔라, 빙엑스 오더북. [각 거래소 캡처]

 

빗썸이 글로벌 디지털자산 거래소 중 하나와 오더북(호가창)을 공유해 국내 최대 규모의 시장 유동성을 확보했다고 홍보했지만, 동일한 호가와 주문이 하나도 나오지 않는 등 사실상 공유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빗썸이 해당 거래소의 주문 중 일부만 반영하면서 발생한 차이라고 설명했지만, 투자자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으면서 일각에서는 빗썸이 의도적으로 일부 물량만 반영해 가격을 왜곡시키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16일 빗썸과 글로벌거래소 빙엑스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빗썸의 USDT 마켓 비트코인 가격과 빙엑스 마켓 가격이 40USDT 이상 벌어졌다. 1USDT가 1달러 가치와 같은 만큼, 40달러 이상씩 차이가 벌어진 셈이다.

 

가격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최근 이들 두 거래소의 비트코인 가격 차이가 10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글로벌 거래소마다 개별적으로 거래가 발생해 거래소별 가격 차이가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 두 거래소는 동일한 호가창을 공유한다고 밝힌 만큼 동일하게 움직이는 것이 상식적이다.

 

빗썸은 지난달 빙엑스의 관계사 중 호주 당국에 등록된 거래소인 스텔라와 오더북을 공유한닥고 밝힌 바 있다. 스텔라의 오더북은 빙엑스와 실시간으로 가격, 주문 잔량 등이 동일하게 맞춰져 있어 사실상 빙엑스와 오더북을 공유한다.

해외 거래소와 오더북을 공유하는 것을 두고 금융당국이 자금세탁 등을 문제삼았지만, 빗썸은 글로벌 유동성 확보에 따른 이점을 더 크게 봤다.

 

풍부한 유동성으로 안전하고 원활한 거래가 가능하고, 해외 거래소에 가지 않아도 글로벌 시세와 우리나라 시세 차이에 따른 차익거래를 실현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또 자신들의 USDT 마켓 유동성을 국내 거래소 중 최고라고 광고했다.

 

빗썸은 여전히 USDT 마켓이 스텔라 거래소와 오더북을 공유하고 있고, 스텔라 거래소 회원의 주문도 함께 표시된다고 적어 놨다. 특히 빗썸 자체 주문과 글로벌 시세를 개별로 공개해 차익거래까지 지원한다.

 

빗썸은 오더북을 공유하고 있지만, 현행법상 해당 거래소의 주문을 모두 가져오지 못해 발생한 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빗썸이 이 같은 사실을 어디에도 알리지 않은 만큼, 일각에선 의도적으로 일부 세력에게 유리한 주문만 반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빗썸과 스텔라의 가격대가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졌을 때에도 같은 주문호가는 하나도 발견되지 않았고, 두 거래소의 호가별 스프레드와 주문 잔량은 모두 달랐다.

 

빗썸엔 9만5950.70USDT에 1.91개 매수주문이 나와 있지만, 스텔라의 호가 스프레드 9만5885.05~9만5999.58USDT 사이 해당 주문은 어디에도 반영되지 않는 식의 구조다.

 

한 시장 관계자는 "만약 빗썸이 스텔라 거래 중 일부 물량을 의도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면 시장에 직접 개입했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금지하는 불공정 거래를 거래소가 조장한 격"이라고 지적했다.

 

빗썸이 일부 물량만 호가에 반영해 시세 차이를 조장한 뒤에도 이를 알리지 않으면서 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을 속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누군가 이를 이용해 대규모 시세 차익을 거뒀다면 해당 물량을 받아내는 것 역시 일반 투자자일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빗썸은 "특금법 준수를 위해 빗썸으로 유입되는 스텔라 고객들의 고객 확인 정보를 수령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스텔라 고객 중 사전에 빗썸 측에서 고객 확인 정보 제공에 동의한 고객들에 한해서만 주문을 받고 있기 떄문에, 전체 거래량과 주문 가격, 호가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