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9만5000달러대로 무너져 내렸다. 12만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 한달여 만이다. 시장에선 조정기에 본격 진입했다는 암울한 전망과 중장기적으로 가격이 오를 거란 기대감이 엇갈린다.
16일 오후 2시 기준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전일(24시간 전) 대비 0.3% 하락한 9만5758.3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일주일 전보다 6% 가까이 떨어진 수준이다. 지난달 7일 기록한 최고가(12만6198.07달러)와 비교하면 24% 폭락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14일 9만4000.73달러까지 미끄러지며 9만5000선이 붕괴하기도 했다. 비트코인이 9만5000선을 밑돈 건 지난 5월 이후 6개월여 만이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는 1억4000만원대로 곤두박질쳤다. 같은 시각 비트코인은 빗썸에서 1억4419만9000원, 업비트에서 1억4417만7000원에 거래 중이다. 지난달 1억8000만원을 넘보던 때와 비교하면 약 20% 하락한 수준이다.
비트코인은 지난 14일 빗썸에서 1억4302만원, 업비트에서 1억4295만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비트코인이 1억5000만원 밑으로 떨어진 건 지난 7월 이후 3개월여 만이다.
코인에 투자해온 기업 주가도 덩달아 고꾸라졌다. 미국 단일 기업 중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스트래티지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전일대비 16% 넘게 하락했다. 이더리움을 매입하는 비트마인도 같은날 4%대 떨어졌다.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한 건 미국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시장의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이 다음달 금리 인하에 회의적인 발언을 이어가면서 위험자산인 비트코인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신영서 쟁글 리서치 연구원은 "시장에선 연준이 당분간 위험관리 중심의 보수적 스탠스로 전환할 거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며 "이런 환경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위험자산에 불확실성을 키우고 방향성 상실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이 조정기에 들어섰다는 의견도 나온다. 양현경 iM증권 연구원은 "가상자산 사이클 측면에서 '조정 국면 진입에 대한 내러티브'도 확산하고 있다"며 "가상자산은 통상 비트코인 반감기 이후 1년~1년 6개월 사이 최고점을 경신하고 조정국면에 진입한다"고 했다. 4차 반감기가 지난해 4월20일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가상자산 시장이 조정국면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낙관론도 존재한다. JP모간은 1년 안에 비트코인이 17만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고 글로벌 은행 스탠다드차타드도 연말까지 20만달러로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 연구원은 "연준이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고 양적긴축 종료 시점도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높을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유동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 비트코인 회복 흐름이 강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