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시세] “테더, 금으로 간다”… HSBC 트레이더 영입한 디지털 금본위 실험

다크게임 2025.11.12 09: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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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세계 최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테더가 암호화폐 영역을 넘어 실물 금 시장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경제·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테더는 전통 금융의 ‘심장부’인 귀금속 거래 인력을 대거 영입하며 ‘디지털 금’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테더 홀딩스는 HSBC 홀딩스에서  세계 귀금속 거래를 총괄했던 빈센트 도미엔과 유럽·중동·아프리카 귀금속 원산지 은행 책임자 매튜 오닐(Matthew O’Neill)을 영입할 계획이다. 이들은 향후 몇 달 안에 테더에 합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는 테더가 단순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를 넘어, 실물 자산 기반의 토큰화 금융 시스템 구축에 본격 나선 신호”라고 평가했다.

테더의 귀금속 행보는 금값이 연일 신기록을 세우는 가운데 나왔다.

올해 들어 미국의 재정 불안과 지정학적 긴장, 달러 약세가 겹치면서 금 가격은 온스당 2500달러를 돌파했다. 여기에 개인과 기관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며 금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자산, 토큰화 금 시장이 급성장 중이다.

테더의 대표 상품인 ‘테더 골드(XAU₮)’는 금 1온스를 1토큰으로 디지털화한 상품으로, 실제 금은 스위스 금고에 보관된다.

3분기 기준 XAU₮의 시가총액은 14억 4000만 달러(약 2조 원)를 돌파했다. 이는 전년 대비 70% 이상 늘어난 규모로, ‘디지털 금’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테더는 최근 보고서에서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금을 대거 매입하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도 달러 가치 하락을 우려해 금 기반 디지털 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전통 금융의 금 거래 베테랑들이 테더로 옮겨가는 현상은, 암호화폐 시장이 기존 금융의 신뢰를 흡수하고 있다는 상징적 장면”이라고 진단했다.

HSBC는 런던 금 거래소(LBMA)의 주요 회원사로, 글로벌 귀금속 거래의 핵심 플레이어 중 하나다.

따라서 테더가 이 회사의 핵심 인력을 흡수한다는 것은 ‘암호금융’이 실물 자산 시장의 한 축으로 편입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테더, 스테이블코인 넘은 글로벌 금융사로 진화 중”

테더는 이미 세계 최대 규모의 스테이블코인 USDT를 발행하며 암호화폐 시장의 기초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현재 USDT의 시가총액은 1100억 달러를 넘어섰고, 비트코인·이더리움과 함께 거래소 결제 및 자금 이동의 표준으로 쓰인다.

테더 경영진은 “XAU₮의 성장세는 단순한 투자 수단이 아닌, 새로운 통화 시스템의 실험”이라며 “디지털 형태의 금 보유는 개인이 중앙은행과 동일한 수준의 금 접근권을 갖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테더의 귀금속 확장이 ‘디지털 브레튼우즈 체제’의 전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 블록체인 연구원은 “테더가 금 거래 전문가를 직접 영입하는 건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니라, 미래 통화 질서의 중심에 ‘금’을 다시 세우려는 시도”라며 “달러 패권이 흔들릴수록 이런 움직임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테더의 다음 행보로 토큰화 은, 백금 등 귀금속 포트폴리오 확장도 점쳐진다.

디지털 자산과 실물 자산의 경계가 무너지는 시대, 테더는 그 경계선에서 새로운 금융의 길을 개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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