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금값, 왜 미친 듯 오르나 봤더니… 중국의 은밀한 ‘금 사재기’

올해 공식 금 매입량은 25톤
“실제론 최대 250톤 추정”
달러 의존도 ‘조용히’ 낮추려는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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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괴 [AP=연합뉴스]

국제 금값이 미친 듯이 치솟는 뒤에는 ‘탈 달러화’를 노리는 중국의 ‘은밀한 금 사재기’가 숨겨져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 산하 국가외환관리국이 공개한 올해 금 매입량은 지금까지 25톤에 불과한 것으로 발표됐다. 지난 6월 2.2톤, 7∼8월에는 각각 1.9톤 등 월평균 약 2톤 가량을 구입한 것으로 공식 보고한 것이다.

하지만, 이 숫자를 액면 그대로 믿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다는 게 FT의 전언이다.

소시에테제네랄(SG)의 분석가들은 대형 금괴 거래 등과 관련한 시장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중국이 실제 구입하는 금 총량은 최대 250t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일본 금시장 협회의 브루스 이케미즈 이사장은 “중국과 관련된 올해 공식 수치를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현재 중국의 금 보유량은 약 5000t에 이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중국이 금 구입량을 숨기는 이유는 ‘조용히’ 달러 의존도를 낮추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미국과의 갈등 속에서 달러를 지렛대로 한 미국 측의 압박을 차단하기 위한 리스크 관리 작업을 소리 소문없이 은밀히 진행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칼라일그룹의 제프 커리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중국은 탈(脫)달러화 전략의 일환으로 금을 매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위스 금 거래업체 MKS 팜프의 애널리스트 니키 실스는 “금은 미국 관련 리스크의 헤징(위험회피) 수단으로 여겨진다”며, 탈달러화 시도에 따른 미 행정부의 보복을 우려한다면 금 구입과 관련해 최소한만 보고하는 게 합리적일 것이라고 짚었다.

이러한 중국의 은밀한 금 사재기가 금 시세 전망을 혼돈에 빠뜨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이 실제 구입한 금의 규모를 공개하지 않아 트레이더들은 금 가격의 향방을 예측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한발 더 나가 우호적 관계를 맺고 있는 개발도상국들에게 금을 중국에 보관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캄보디아의 경우 최근 새로 구입한 금을 위안화로 결제하고, 이를 상하이금거래소 금고에 보관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 거래소 불리언볼트의 연구 책임자 에이드리언 애쉬는 “중국의 실제 금 보유 규모를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알아낼 방법이 있어 보여도 그건 수수께끼의 일부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디지털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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